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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밑줄긋기]그때, 나에게 미처하지 못한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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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정여울 지음

 

 

 

 

p.78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환상과 싸워야 한다.

아메리카노를 마실지 라테를 마실지 마키아토를 마실지 고민하는 동안, 개인의 소비를 통한 선택이 아니라 좀 더 공동체적인 문제에 눈을 돌려보면 안될까. 커피의 종류를, 점심 메뉴를 구두 브랜드를 바꾸는 선택으로는 삶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뜰때 삶의 가장 우선순위에 놓는 가치를 다시 선택해야 하고, 최상의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가장 나쁜 정치인을 낙선시키는' 선택이라도 해야 하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들을 깨우치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상품을 소비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 아니라 삶의 가치의 사회의 제도와 생활의 습관을 바꾸는 진정한 공동체적 선택을 꿈꿔야 한다.

소비로 귀결되는 선택이 아니라 당신과 내가 머무는 장소와 시간의 빛깔을 바꾸는 선택, 내 취향만 만족시키는 쇼핑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 할 수는 없을까

 

p.81


세상에서 가장 멋진 소식은 저 바깥에서 들려오지 않는다. 가장 아름다운 소식은 바로 내 안에서 들려온다. 진정으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다면, 언젠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가낭 상서로운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길을 갈거야. 나는 후회없이, 미련 없이, 두려움 없이 내 길을 걸어갈 거야.

비스마르크의 말처럼 운명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운명에 먹히고, 운명에 도전하는 사람은 운명이 길을 비켜줄 것이다. 당신이 운명과의 한판 승부를 벌이기로 마음먹는다면, 그 결심을 진정으로 가로막는 것은 오직 당신 안의 두려움뿐일지니.

진정 용감한 사람은 자신에게 불리한 환경조차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바꿀 줄 안다.

 

p.121-122


몇 년 전부터 '자존감'이라는 화두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떻게 내 흔들리는 자존감을 지켜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자꾸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해를 거듭할 수록 더 자주 쓰이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직장에서나 조직에서나 그 어떤 인간관계 속에서나 '나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어렵다'는 상황에 자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자존감'이라는 게 꼭 강할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자존감이 너무 강할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좀처럼 배려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최고가 아닌 경우'를 참아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자존감은 강할수록 좋다기 보다는 유연할 수록 좋은 것이 아닐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떠오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나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라는 생각에서 자유로워 지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내가 중요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게 더 중요하다.

'나의 자존감이 상처 받았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내가 원하는 것들'이 과연 옳은 것인지를 비판적으로 질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매일 쉴 새 없이 미디어와 광고의 자극적인 메세지를 흡수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과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남들이 원하는것'을 구분할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경우는 대부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다. '저 사람에게는 당연한 듯 주어진 것들이, 왜 내게는 없을까'하는 자기파괴적인 질문이 자존감에 상처를 입힌다. '우리가 원하는 것들'이 옮지 않거나 터무니없는 욕심일 때도 있다. 탐욕과 질투와 경쟁의 시선을 내려놓고 보면, 진짜 위협당하는 것은 '자존감'이 아니라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성찰 자체임을 아프게 깨닫곤 한다. 나는 '당연히 대접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나의 실제 행동과 양심에 따라 매번 평가받는 존재임을 잊지 않을 때, 스스로의 존엄과 품격도 지켜낼 수 있다.

 

 

 

 

p.126


protect me from what I want.

 

우리는 저마다 '나는 충분히 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정말 강하지 못해서'라기보다 내가 '무엇과 싸우고 있는가'를 인식하지 못해서다. 나는 요새 '싸움의 타깃'을 분명히 하려는 생각의 실험을 하고 있다.

예컨대 누구와 갈등을 빚고 있을 때, '그 사람의 존재 전체'와 싸운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 사람과 싸우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특정한 생각과 싸우는 것이다. 사람을 싫어할 때도 사실 모든것을 속속들이 싫어할 수는 없다. 그 사람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의 주장을 싫어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느낄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 사람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힘을 두려워 하는 것이다.

 

 

p.293

나는 미움과 성냄과 탐욕을 버리라는 것은 이해가 되었는데, 사랑도 버리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사랑이야말로 괴로움의 가장 커다란 뿌리였다. 우리는 사랑의 밝음만을 취하려 하지만 사실 사랑이야말로 어둠의 근원이다. 사랑 자체에 이기심이 깃들어 있을때가 많다. 내가 너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너는 왜 내게 이렇게밖에 하지 못하니. 내가 너를 그토록 사랑했는데, 돌아오는건 겨우 이것뿐이라니.

 

우리는 사랑 때문에 실망하는게 아니라 사랑에 깃든 나르시즘을 포기하지 못하기에 실망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위한사랑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는 끝없이 사랑이라는 굴레로 상대방은 물론 스스로를 속박하지 않겠는가.

 

p.303


폭력이라는 것은 무관심에서 시작된다. 타인의 존재, 내가 아닌 다른 사물에 대한 무관심은 내가 이렇게 해도 저쪽은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다라는 착각을 낳는다.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는 화를 내면서, 정작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자꾸만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스케줄을 무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현대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일상의 폭력이다. 인간에게 직접적인 이득이 되지 않는 모든 벌레들을 해충으로 규정하는 것 역시 폭력이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뿐인데 인간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해충박멸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폭력인가.

 

p.318


우리 사회에서 진정으로 마음 깊숙이 사과하는 높은 사람들을 보는 일이 하늘에 별 따기인 이유는 무엇일까. ‘사과할 수 있는 용기를 가르치기보다는 사과할 필요가 없는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라고 가르치기 때문은 아닐까. 사과할 필요조차 없는 높은 자리란 세상에 없다. 모든 잘못이 용서되는 대단한 자리가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잘못을 스리슬쩍 은폐하는 더러운 권력이 있을 뿐이다.

 

p.328


이토록 무정한 시간의 흐름을, 후회도 원망도 없이 있는 그대로, 온몸으로 받아들인 이들이야말로 성인이 아닐까. 인간사에는 아무 것도 영원한게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던 소크라테스는 성공도 역경도 그저 지나가는 것, 그다지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여겼다.

 

 

p.330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제한 조건이 우리를 그토록 간절하게 무언가를 열망하도록 만든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사라진다는 것, 언젠가는 이토록 사랑했던 기억마저도 사라진다는 것이 우리로 하여금 한 번뿐인 이 생애를 꽉 붙들게 만들어준 것이다.

 

 

p.352


잠을 잘 때도 휴대전화를 꺼놓지 못하는 현대인은 항상 외부 세계를 향해 온라인상태가 됨으로써 스스로를 항시 대기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그런 대기 상태는 결국 외부의 자극에 일희일비하는수동적인 자아를 만든다.

 

p.385


철학자 나탈리 크납은불확실한 날들의 철학이라는 책에서 불확실한 시기에 삶은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삶 자체가 본질적으로 어렵고 힘든 것임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끊임없이 실패할 가능성에 놓여 있음에도 내가 사랑하는 일이 있기에 괜찮다고 느낀다면 어떤 위기든 그 자체가 창조성의 엔진이 될 수 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 두 권이 있었는데 한 권에 밑줄이 엄청 그어져 있었다.

얼마나 좋은 내용이 많아서 이렇게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낙서하듯 줄 그어가면서 읽었을까 싶어서 눈길이 갔다. (물론 도서관 대여책에 밑줄 긋는 것은 잘못된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깨끗한 책을 대여해왔다.)

책 내용은 그냥 내가 현실에서 부대끼고 있는 또 누군가의 고민들을 알아차리고 조근조근 말해주는 언니의 독백 같았다.

물론 좋은 내용이 많았던 만큼 이건 좀 아닌듯 싶다라는 부분도 완전히 없었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전체적으로 책이 좋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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